올 해 마지막 대회인 서울 100k에 다녀왔다.
내가 신청한 종목은 50k.
애초에 나는 100k 출전 자격도 안 되고, 100k를 완주할 자신은 없었다.
대회가 끝난 지금 생각해보면 100k 레이서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번 대회의 목표는 50k 10시간 이내 완주였다.
그래서 나름 신경써서 먹는 것도 조절하고, 중간 보급에 대한 것도 계획을 해 보았다.
뭐 거창하게 계획을 한 것은 아니고, 이전에 출전했던 대회들은 중간 보급을 그냥 생각나면 먹는 그런 수준이었다.
'1시간 마다 에너지 젤 1개 보급'
이렇게 계획을 하고 실행에 옮겨보니 레이스 중간 다리가 털려서 못 뛰는 경우는 있어도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 했다.
아마 다른 러너 분들도 이렇게 대회를 참가하며 나에게 맞는 계획표를 실험하다보면 내 것으로 정착하는가 싶었다.
어쨌든 결론은 무사히 완주!
내 기억으로는 CP에서 보급을 위해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쉬지 않았다.
중간에 북한산 능선을 달리다가 왼쪽 발목이 돌아간 것과 등산객을 피하려다가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나서 넘어진 것 빼고는 큰 이슈는 없었다.
왼쪽 발목이 돌아갔을 때는 무슨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서 '망했다' 라고 생각했지만,
다행히 내 발목이 유연(?)한 건지 조금 욱신거리는 것 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대회가 끝난지 이틀이 지난 오늘도 리커버리 조깅 10k를 다녀 올 정도로 발목은 이상이 없었다.
그리고, 북한산 진달래 능선 다운힐에서 등산객을 피하다가 점프를 했는데, 공중에서 오른쪽 종아리에 힘을 준 순간 쥐가 났고, 그나마 잘(?) 넘어져서 부상은 없었다.
쥐는 한 번 나면 운동하는 내내 언제든지 재발한다는 건 잘 알고 있어서 쥐가 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남은 레이스를 진행했다.
가장 힘들었던 구간은 CP3 ~ CP4 구간이었다.
큰 업힐은 없었지만, 업다운이 반복되는 북한산 둘레길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종아리와 허벅지는 다 털려서 스틱이 없이는 빠른 속도로 오르막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CP4를 지나 여래사 업힐도 정말 힘들었지만, 다음 목표가 FINISH 라고 생각하니 의외로 오를만했다.
아무튼 난 이번 50k 종목을 처음 출전하면서 나 나름대로 정말 최선을 다했다.
다리에 양 쪽 허벅지와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날랑말랑하는 그 외줄을 타면서 마지막 인왕산 자락길을 달리고 또 달렸다.
이번 50k 첫 출전은 정말 큰 공부가 되었다.
앞으로 내가 트레일 러닝 대회에 어떤 종목을 출전해야할지,
출전을 한다면 어떻게 계획하고 레이스에 임해야 하는지 등등 느낀 것이 은근히 많다.
원래는 호기롭게 내년에 바로 100k에 도전해 볼 생각이었지만, 100k는 아직 나에게 무리인 것 같다.
아마 지금 생각대로라면 내년에도 서울 100k에 50k 종목을 출전해서 기록 단축에 힘을 쏟을 것 같다.
그리고,
작년 서울 100k 대회 운영에도 말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올해 운영도 참 별로였다.
우선 CP2에서 보급 예정이었던 핫 푸드가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50k 중반 주자인 나도 보급을 받지 못 했으니, 100k, 50k 선두권 주자들도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또한, 레이스 중간 중간 헷갈릴만한 구간이 있었는데, 안내 요원 배치도 없고, 오로지 마킹만 찾아가며 길을 찾는 경우가 있었다.
게다가 히든 CP까지 운영한다고 해서 언제 나오나 기다렸는데, 결국 레이스 종료까지 히든 CP는 만나지 못했다.
나는 레이스 후반부까지 가서 다른 참가자 분께 히든 CP를 만나지 못 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서울 100k'
서울을 대표하는 아웃도어 이벤트인만큼 운영적인 측면에서 자꾸 말이 나온다는 것은 결코 좋지 않은 것 같다.
내년까지만 참가해보고 계속 참가할 지 말 지를 결정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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